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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유럽 신혼여행 3일차②] 헝가리 부다페스트 낮 투어(영웅광장,버이더후녀드성,오페라하우스,서모쉬(Szamos)카페,어부의요새)

by 앤데이지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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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님을 만난 곳은 회쇠크 광장, 우리나라 말로 영웅광장이었다.
 

영웅광장(Hero's Square, Hősök tere)
Budapest, Hősök tere, 1146 Hungary

회쇠크 광장 · Budapest, Hősök tere, 1146 헝가리

★★★★★ · 대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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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광장에 도착하니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있었다.
 

 
9시 정각이 되자 가이드님은 주변 한국 사람들을 모두 모아 무선 송신기를 1인당 한 대씩 나눠줬다.
 

 
모두 송신기를 착용한 후 곧 투어가 시작됐다. 먼저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영웅광장은 헝가리를 세운 일곱 부족 지도자들의 동상이 세워진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한다.
 

 
이런 동상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들었는데 4개월이 지난 지금,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중간 사진에 있는 남자가 들고 있는 게 천이 아니라 뱀이라는 것만 기억이 난다.
 

 
이른 아침 회쇠크 광장에는 한국팀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가이드 투어를 하고 있었다.
 

 
걸어서 드라큘라성으로 유명한 버이더후녀드(바이다후냐드)성으로 출발.
 
날씨가 너무 좋았다.
 

 
버이더후녀드 성 근처의 호숫가를 산책하며 걷는데 오래되고 화려한 건물 그리고 옛것 그대로의 도로가 너무 신기했다.
 
어디에 눈을 둬도 그림 같은 풍경이 계속 펼쳐지니 걷는 게 즐거웠다. 동화 속을 걷고 있는 기분.
 

 
우리가 선택한 가이드 투어 상품은 '인문학투어'라는 타이틀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이드님이 걸을 때 지루하지 않게 헝가리의 역사나 재미있는 사실들을 계속 말해준다. 예쁘게 사진도 잘 찍어주셔서 스냅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였다.
 
같이 투어하는 어르신들께서 커플이냐고 물어보길래 신혼여행으로 왔다고 하니 다들 축하해 주고 덕담도 해주셨다. 남편은 아주 자연스럽게 우릴 부부라 소개했지만 난 결혼했다는 말이 아직 어색해서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결혼을 했다는 것에 대해 실감이 잘 나지 않았지만 나의 남편이 된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큰 공원의 호수가를 걷는 건 행복했다.

버이더후녀드성(Vajdahunyad vára)
Budapest, Vajdahunyad stny., 1146 Hungary

버이더후녀드 성 · Budapest, Vajdahunyad stny., 1146 헝가리

★★★★★ · 역사적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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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의 성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곳이 드라큘라성이 아니고,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며 트란실베니아에 있는 드라큘라 성을 모티브로 지어져 1896년에 완공된 성이다.
 

 
안에 있는 건물들은 농업박물관, 첨탑관람 등 다양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아노니무스 동상. 익명의 동상(Anonymus Szobor, Statue of Anonymous)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동상이다.
 
Anonymus Bele regis notarius 혹은 Anonymus Hungarensis로 불리우는 사람인데 이 사람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으나 익명으로 헝가리 연대기를 집필한 걸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사람은 나중에 '익명의'라는 뜻을 가진 영어단어 'Anonymous'의 어원이 되기도 한다. 
 

 
계속해서 부다페스트에서 제일 큰 공원(Városliget, City Park)을 산책했다.
 

 
세체니 온천수가 나온다는 수도시설.
 
이때는 화장실 가기 싫어서 물을 잘 안마셨는데 나중에 진짜 세체니온천에 가서 온천수를 맛보았을 때 이때 마시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그런 물맛이었다.
 

 
안익태 동상도 있다. 그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듣고 오페라 하우스로 출발.
 

 
오페라하우스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우리는 티켓을 미리 사놓지 않았는데 어떤 친절하신 여성 여행자님께서 5인 표를 가지고 계셔서 함께 탑승했다. 표 구매는 가이드님께서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지하철 역은 생각보다 굉장히 아담했고 지하철 또한 한국에 비해 아주 짧았다.
 

 
오페라 역 도착.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특별히 벽이 유럽느낌 낭낭하게 꾸며져 있다.

헝가리 국립 오페라 하우스(Magyar Állami Operaház)
Budapest, Andrássy út 22, 1061 Hungary

헝가리 국립 오페라 하우스 · Budapest, Andrássy út 22, 1061 헝가리

★★★★★ · 오페라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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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풍경이 바로 이거다.
 

 
지하철에서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숨 막히는 건물의 위용에 한참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사진으로 보면 그게 잘 안 느껴지는데 실제로 보면 조각조각마다 거대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여기만 보면 완전 중세시대인데 바로 뒤를 보면 현대 자동차들이 돌아다녀서 약간 동떨어진 느낌을 받기도 했다. 중세와 현대의 묘한 어울림... 이것이 바로 유럽 감성인가?
 

 
오페라하우스 오른쪽에는 헝가리 태생의 피아니스트인 프란츠 리스트의 동상이 있다.
 
오페라하우스 실내에도 들어갔는데 왜 사진이 하나도 없는 것인지 의문... 인스타그램에는 실내 인물 사진을 올렸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꽤 걸었다.
 

 
발이 아플 때도 됐으나 남편이 프로포즈 때 선물해 준 비싼 운동화(제옥스)가 좋긴 좋은 모양인지 발바닥이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역시 몇십만 원 하는 운동화는 다르구나.
 
오페라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카페. 화장실도 사용하고 잠시 커피 타임을 갖기 위해 가이드님이 개인 자유시간을 줬다.

 

서모쉬 카페(Szamos Cafe)
Budapest, Kossuth Lajos tér 10, 1055 Hungary

Szamos Cafe · Budapest, Kossuth Lajos tér 10, 1055 헝가리

★★★★☆ · 패스트리 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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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으로 유명한 서모쉬 카페는 헝가리에서 유명한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나는 서모쉬(Szamos)를 어떻게 읽는지 몰라 계속 스자모스..라고 했다. 민망.
 
음료 메뉴도 많고 베이커리도 다양하게 있었으나 여행 첫날이라 긴장한 탓에 식욕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디저트는 안 시키고 라떼와 레모네이드를 한잔씩 시켰다.
 

 
주문하는 곳 바로 맞은편에는 스탠딩 테이블도 있었다. 에스프레소를 한잔 샥 털어놓고 가기 좋을 것 같다.
 

 
날씨가 좋아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어디서부턴가 끊임없이 날아오는 담배냄새에 조금 힘들었다. 누가 이렇게 담배를 하루종일 피나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카페에 앉은 사람, 벤치에 앉은 사람, 너 나 할 것 없이 전부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앉은 테이블에도 재떨이가 있었다.
 
남편이 동유럽은 아기엄마들이 커피 한잔이 꽂힌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한 손으로는 담배를 피우며 돌아다닌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던 것이다. 동유럽 사람들은 담배를 폐암발병의 원인이 아니라 기호식품정도로 생각한다고 한다.
 
짧은 휴식 시간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처음 보는 트램!
 
귀여운 노란색 트램이 지나가길래 바로 카메라를 들었다. 실제로 보니 신기하고 재밌네.
 
트램이 지나가자 국회의사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헝가리 국회의사당(Országház)
Budapest, Kossuth Lajos tér 1-3, 1055 Hungary

국회의사당 · Budapest, Kossuth Lajos tér 1-3, 1055 헝가리

★★★★★ · 관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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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편에서만 보다가 가까이서 보니 색다르게 느껴졌다.
 

 
저 멀리 보이는 어부의 요새와 힐튼 호텔.
 
좋은 호텔에서 묵는 게 처음이라 빨리 들어가서 좋은 방을 누리고 싶었지만 부다페스트 곳곳을 언제 또 돌아다녀보겠냐며... 잠이라도 좋은 곳에서 자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여기는IN MEMORIAM 1956 October 25th이라는 무료 박물관인데, 1956년 10월 25일 소련에 의해 학살된 헝가리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실내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번에는 트램도 탔다.
 

 
트램에서 내렸는데 길가에 라벤더가 피어있었다.

남편은 라벤더를 보자마자 엄마한테 사진 찍어서 보내드리라고 했다. 엄마가 라벤더를 좋아한다고 흘리듯 말한 것을 기억한 것이다. 난 감동을 받아버렸고 순간 아주 행복해졌다.
 
가이드님과 다뉴브 강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었다. 햇살은 따갑고 하늘은 아주 맑았다.
 

 
곧 부다성벽 위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다다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다뉴브강과 시내 전경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성벽 따라 걷다 보면
 

 
동유럽 감성 넘치는 카페와 유진장군의 기마상이 보인다.
 

 
무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부다 성(Budavári Palota). 지금은 헝가리 국립 미술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잠시 포토타임.
 

 
드라마 아이리스2에서 이병헌이 뛰어다녔다던 곳이라고 한다. 이쯤부터 설명을 못 듣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인즉슨 남편이 마이리얼트립으로 어떤 중년부부의 예약을 도와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어떤 투어상품을 예약하고 싶어 했는데 현장에서 포린트로 결제하는 것보다 한화 결제가 되는 어플로 결제하는 게 더 싸다는 얘기를 했다. 남편이 '그러면 제가 예약해 드릴게요'라고 해서 투어 설명도 안 듣고 느린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있었다.
 
거기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남편 폰이 결제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아 나에게 부탁했을 때는 화가 났다. 내가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 모르고, 이 가이드 설명을 두 번 다시 듣지 못할 수도 있는데 내 귀한 시간을 뺏기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까마귀에게도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데 듣지 못했다. 결제를 도와주느라... 
 
나는 화가 났지만 여기서 화를 내면 오빠가 민망해질까 봐 웃으면서 도와드렸다. 나는 심지어 마이리얼트립 가입도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회원가입까지 해야 했다. 화내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으며 예약을 서둘러한 후 남편을 등진채 투어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게다가 계산해 보니 한국 돈으로 몇천 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들어보니 그분들은 비즈니스석을 타고 왔다는데 몇천원 차이 가지고 아무 관련 없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다니.
 

 
여긴 베토벤이 잠시 머물렀던 곳이랬나 연주했던 곳이랬나...
 
남편이 화난 날 눈치채고 기분 풀어주려 갖은 노력을 했지만 내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나는 남편에게서 다시는 오지랖 부리지 않고 나를 1순위로 생각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에야 기분을 풀 수 있었다. 그분들도 우리의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잠시 내게 와서 착하고 예쁜 부부라고 말했다. 나는 웃으며 '아휴 감사합니다~'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 내가 '고작 몇천 원 가지고...'라는 생각을 했던 게 미안해졌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3개월만 지나도 잊을 가이드 설명을 못 들었다고 화가 났던 내가 너무 옹졸하고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해서 남을 기꺼이 도와주려고 했던 남편이 자랑스럽다. 물론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도움'이라고 그때도, 지금도 생각하고 있지만 누군가가 내 부모님을 위해 남편과 같은 행동을 했더라면 난 무척 고마웠을 거다.
 

 
부다왕궁에서 어부의 요새까지는 연인들의 산책로라고 하는 곳을 걸으며 갔다.
 

 
동유럽은 기마상을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이 기마상은.... 오른쪽 사진 부분만 반질반질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는데, 저길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소문이 있기 때문이다.
 

어부의 요새(Halászbástya)
Budapest, Szentháromság tér, 1014 Hungary

어부의 요새 · Budapest, Szentháromság tér, 1014 헝가리

★★★★★ ·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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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마차시(마차슈, Mátyás Templom) 성당이다.
 

 
마차시 성당 바로 옆은 이 투어의 마지막 장소인 어부의 요새다.
 
어부의 요새는 7개 관측 탑이 있는 19세기 요새인데 예전에 이곳이 어시장이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어부의 요새에서는 이곳이 아주 핫한 포토존인데 여기서 사진 찍으려면 줄을 서야 한다. 사람들이 줄을 너무 마구잡이로 서서 사진 찍을 각이 안 나올 것 같지만 언젠가는 찍을 타이밍이 온다.
 
물론 남들이 사진 찍든가 말든가 신경 안 쓰고 포토존을 침범(?)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에게 사진 찍는 사람을 특별히 배려해야 하는 의무 또한 없으니 사람들이 안 비킨다고 화내거나 노려보거나 그러지는 말자. 우리는 즐거운 추억을 쌓으러 먼 곳까지 여행을 온 것이 아닌가! 아름다운 곳에서 편한 마음으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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