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 부다페스트(Hilton Budapest)
Budapest, Hess András tér 1-3, 1014 Hungary
우리 신혼여행 숙소 중 제일 비싼 힐튼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아침.
아침에 일어나 나서는 준비를 하는 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나가야지 뭐 어떡해...
마지막 힐튼 조식을 먹으러 갈 준비를 부랴부랴 마치고 따듯한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거실에서 셀카를 찍었다.
사람들은 그래도 집이 최고로 편하다고 하는데 나는 어째 여기가 더 편한 것 같네...ㅎㅎㅎ
마지막 조식은 어제 앉았던 곳과는 아예 먼 곳 - 식당 입구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어부의 요새가 전체적으로 잘 보이고 요새 옆으로 난 골목들이 인상적인 풍경이었다. 여기서 릴스 찍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나도 한 번 해볼 걸 그랬나.
이날은 하루종일 밖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든든하게 탄수화물 위주로 먹었다. 양심을 버릴 수 없어서 야채와 단백질도 조금씩 챙겨 왔음.
테이블에 앉을 때 어제 안내를 도와줬던 젊은 남자 직원이 왔었는데 어떤 이유인지 어제보다 텐션이 아주 많이 떨어져 보이는 모습이었다. 나는 괜히 우리가 무슨 실수를 한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동태를 살피던 남편이 아무래도 상사한테 혼난 것 같아 보인다고 했다.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와 한참이나 부다페스트 시내 전경을 바라보았다.
언제 이곳에 다시 오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꼭 다시 오고 싶은 마음으로... 한참을 눈에 담았다.
뉴가티역(Nyugati pályaudvar)
Budapest, 1065 Hungary
본격적으로 부다페스트 자유 투어를 하기에 앞서 짐을 보관하기 위해 뉴가티역(Nyugati pályaudvar)으로 갔다.
힐튼 부다페스트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왔는데, 어린 시절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본 것 같은 기차역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노숙자가 내게 달라붙어 무슨 이유에서인지 돈(?)을 요구했지만 남편이 다가와 아무 말 안 하고 쳐다보니 그냥 갔다. 여자끼리 왔으면 참 쉽지 않은 여행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내가 정말 만만하게 생겼거나...ㅎㅎ
사물함에 짐을 맡기려면 동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지폐를 깨려고 환전소에 왔다.
지폐를 작은 단위로 나눈 다음 남편은 동전을 만들 겸 근처 편의점에 가서 콜라를 사 왔다.
역 근처에서 동전을 바꿔달라는 사람이 많은지 편의점 직원은 동전이 없다고 거절했지만 남편이 '콜라를 샀는데 그럼 이거 잔돈을 어떻게 바꿔줄 거냐 잔돈을 달라' 해서 겨우 코인을 받아왔다고 했다. 아무것도 안 사고 동전으로 바꿔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코인(Coin) 무새가 된 남편이 어떻게 힘들게 잔돈을 받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지하상가를 돌아다녔다. 내 가방이 너무 무거워 남편이 메고 다닐 가방도 살 겸 해서 쇼핑몰을 둘러봤지만 살만한 가방이 없었다.
결국 내 가방은 남편이 메고 중앙시장(그레이트 마켓 홀)으로 출발.
남편은 지도를 한 번만 쓱 봐도 목적지를 잘 찾아간다. 영어인듯 영어가 아닌 헝가리 문자에 나는 어디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는데 남편은 한번만 보고도 길을 잘 찾아버리니 놀랍고 신기했다. 몸에 내비게이션이 저장되어 있나...?
그레이트 마켓 홀(중앙시장, Nagy Vásárcsarnok)
Budapest, Vámház krt. 1-3, 1093
OPEN: 월-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 매주 일요일 휴무
신고딕 양식의 부다페스트 최대 재래시장인 중앙시장(그레이트 마켓 홀)에 도착. 건물 안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날씨가 너무 더운데 실내엔 많은 인파로 북적이다 보니 남편과 나는 여기서 거의 넋을 놓고 돌아다녔다.
정신이 없어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1층에는 채소나 과일부터 시작해서 관광객들이 많이 사가는 고춧가루 같은 식료품이 아주 많았다.
음료나 술 파는 곳도 있었지만 중앙시장 관광이 끝나고 맞은편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휴식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음료는 참았다.
2층에는 마그넷이나 가방 같이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들이 많았고 홈플러스의 푸드코트처럼 작은 식당들도 즐비해있었다.
홀린 것처럼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마그넷이 있어서 하나 구입했다.
마그넷 같은 경우엔 관광객들에게 인기 상품인데, 여기저기서 가격을 다르게 팔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한번 쭉 돌아보고 조금 더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층에서 내려다본 그레이트 마켓 홀의 전경. 헝가리에서 찍은 사진들 중 가장 멋있게 나왔다.
규모가 크니 오후 5시에는 거의 마감을 하니까 일찍 와서 천천히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스타벅스(Starbucks Fővám)
Budapest, Fővám tér 5, 1056 Hungary
중앙시장 관광을 다 마치고 잠시 쉴 겸 중앙시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았다.
그냥 스타벅스라서 찾아갔는데 여기 실내에 화장실이 있어서 굉장히 흡족했던 곳.
아시다시피 유럽에선 공중 화장실 찾기가 매우 힘들고 유료 화장실도 많기 때문에 커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갈 수 있는 곳이 매우 귀하다.
동유럽은 어디에 카메라를 갖다 대든 동유럽 인생샷(?)이 나온다.
특히 아침과 낮엔 유럽 특유의 분위가 더 예쁘게 표현된다. 골목골목에 있는 노상방뇨 냄새는 지독하지만...
남편은 달달한 라테 그리고 나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햇살이 강력한 날에 야외에서 돌아다니다 보니 무척 더웠는데 에어컨이 빵빵 나오는데 시원한 실내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니 마치 천국에 온 기분이 들었다.
스타벅스 실내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 나는 사진첩을 구경하며 힐링했고 남편은 여기서 동물들이 나오는 릴스를 보며 힐링했다.
여기서 어제 하루종일 함께 투어 했던 한국인 부부를 다시 마주쳤다. 이렇게 넓은 부다페스트에서, 그리고 수많은 스타벅스 중 이곳에서, 이 시간에 만난다는 게 대단한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어 놀라웠다.
우린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뭔가 아는 사이(?) 같은 친근감이 들어서 어색하지만 반갑기도 했다. 지금에서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 부부는 결혼생활 한 지 10년 가까이 되었나..? 잘 기억이 아니지만 그 정도 된 걸로 알고 있다. 나도 지금 남편과 10년 뒤에도 도란도란 함께 여행할 수 있을까?
그러면 좋겠다.
남편이 면세로 산 필름카메라.
몇 년 전 생일에 친구가 사준 필름카메라가 있긴 했지만 남편이 유럽여행용으로 하나 더 장만하자고 해서 샀다.
글을 쓰는 지금은 3월인데 6개월 동안 아직 필름 현상 안 한 게 너무 놀랍다. 나의 이 사소한 게으름을 어쩌면 좋을까.
스타벅스에서 한 시간 정도 넘게 앉아있다가 쇼핑하러 바치거리로 향했다.
역시 트램을 탔는데 타도 타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바치거리(Vaci u)
Budapest, Váci u, Hungary
연애 초반에 남편이 동유럽에서 일할 때 이 거리를 종종 지나다녔는데 쇼핑을 단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했었다.
구글지도를 보면서 패션 매장들이 많은 게 약간 부산의 남포동(?) 느낌이 났는데 실제로 가보니 고딕 건물 양식 때문인지 이곳이 훨씬 예뻤다.
남편 옛 직장 동료분들이 Cos의 이 가방이 갖고 싶다고 해서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주문을 받았다.
제니 보부상 가방으로 유명한 브랜드라는데 남편 친구분들이 주문한 가방을 살펴보며 나도 마음에 드는 흰색 조그만 가방을 득템 했다.
불량이 없는지 안까지 꼼꼼히 살펴보기★
한국에서는 막상 쇼핑을 안 하는데 외국에 나가니 가방 하나 사는 일이 아주 쉬워졌다. 쇼핑의 재미를 알아버려서 큰일이지만... 이때 산 이 가방이 지금 내 최에 데일리 데이트 가방이 되어버렸다.
새로운 듯한 제품이 보이면 손이랑 같이 찍어서 사이즈도 꼼꼼하게 알려드렸다. 가죽으로 된 제품은 인기가 별로 없었다.
남편은 자꾸 나에게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사라고 했지만 내가 평소에 사는 가격대가 아니기도 했고 또 짐을 늘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가방 하나면 충분하다고 했다.
한 손 가득 쇼핑하고 이제 자라(Zara)로 갔다.
이 가방은 아이돌 ITZY 유나 가방으로 유명한 플립백인데 매일 검은색만 보다가 아이보리색을 처음 봐서 동생한테 선물해 주면 어떨까 하고 자세히 살펴봤다.
인터넷에서만 보고 실제로 내 손에 들어본 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많이 무거워서 사지 않기로 했다. 이걸 종일 메고 다니다가는 키가 더 작아지고 말 것이다.
여기서는 마음에 드는 블라우스를 하나 샀는데 여행 내내 잘 입었다. 며칠 전에 입어봤는데 팔뚝이 꽉 껴서 단추가 잠기지 않아 너무 슬펐다...ㅠㅠ 다이어트가 시급하다.
아름다운 거리를 계속 걷다가 발견한 부다페스트 관람차(부다페스트 아이).
딱히 큰 관심은 없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타보자는 마음이 생겨 남편과 함께 탑승했다.
부다페스트 관람차(Budapest Eye, Budapest Óriáskereke)
Budapest, Erzsébet tér, 1051 Hungary
도심 중앙에 있는 부다페스트 관람차.
대기자가 없어서 바로 들어갔다.
요금은 1인당 3,900 포린트인데 한화로 15,000원 정도다.
경주월드 관람차 생각하고 탔는데 이럴 수가 경주월드랑은 속도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빨랐다.
남편과 나는 관람차가 움직이자마자 놀라서 들고 있던 카메라를 내려놓았고 남편은 이거 어트랙션 아니냐며 빠른 속도에 놀라워했다.
바람이 불어서 위에선 조금씩 흔들리기도 했는데 첫 바퀴만 무서웠지 곧 적응해서 풍경 사진도 찍고 인물 사진도 찍었다.
가장 높은 곳에 도달하면 부다페스트 시내가 훤하게 보인다. 여기저기서 보수공사 한다고 크레인이 보였다.
우리가 묵었던 힐튼 호텔이 있는 어부의 요새도 보인다.
오랜만에 신나는 어트랙션을 탄 남편의 흡족스러운 표정.
다음에 한번 더 이곳에 오게 된다면 남편이 서있는 이 잔디밭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주변을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뉴가티역으로 가는 길에 성 이슈트반 대성당도 지나갔다.
실내 관광을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시간도 부족하고 에너지도 없고 무엇보다 큰 흥미(?)가 생기지 않아서 지나갔다. 하지만 남편도 이곳에 한 번도 안 들어가 봤다는 얘기를 들으니 깊이 관광하지 못하더라도 잠시 들어갔다 나와볼걸, 하는 후회도 했다.
우리는 뉴가티역을 향해서 걷고 걷고 또 걸었다. 해는 따가웠지만 막상 그늘 아래에 있으면 시원해서 골목을 돌아다닐 때엔 덥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무엇보다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걷다 보니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남편과 나는 사람들이 많은 관광지보다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더 좋아해서 골목으로 다녔지만 이런 곳에는 지린내가 너무 많이 나서 골목을 빨리 탈출하기로 했다...ㅋㅋㅋ 사람 냄새가 이렇게 지독할 줄이야...
리들(Lidl)
Budapest, Bajcsy-Zsilinszky út 61, 1060 Hungary
우리의 목적지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맥도날드라고 소문이 난 뉴가티역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프라하행 야간열차를 타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역 근처에는 편의점 찾기가 쉽지 않아 가는 길에 있는 큰 마트 리들(Lidl)에 들러서 간단하게 요기할 거리들을 샀다.
리들(Lidl)은 유럽 마트 체인점이라고 하는데 빵 종류가 많고 저렴해서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자꾸 눈이 돌아갔다...ㅋㅋ 유럽은 마트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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