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나의 친구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친구는 리조트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고 반신욕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고
또 운동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는 모벤픽 실내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나는...?
조식 먹기 직전에 일어나서 집 나간 친구들을 기다리며 생수 한 병 마셨다.
병따개가 있어야만 마실 수 있는 귀한 물에 오빠가 챙겨준 크리스탈 라이트를 탔다.
피치망고 최고야...★
조식이 나오는 식당은 로비에 있다.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오렌지 우드 블랙의 조화가 좋았다.
편안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졌다.
통유리 창 가에 앉아서 사람들 노는 모습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나도 이제 늙었는지 가만히 앉아 사람들 노는 모습만 봐도 즐겁다...ㅎㅎ
음식 가짓수가 굉장히 많고 또 종류 또한 다양했다.
먹고 싶은 게 많은데 배가 불러서 다 먹어보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다.
사람에 비해 공간이 협소한 느낌이 들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데 조금 더 여유롭게 먹고 싶으면 아주 일찍 가거나 완전히 늦게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베이커리류가 정말 좋았다.
다양하고 맛있고..
나는 빵을 계속 먹었는데 용과를 좋아하는 내 친구는 용과만 거의 다섯 그릇 이상 먹었다.
다른 음식 많지만 누텔라는 못참치...
모벤픽이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리조트라는 얘기가 많은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조식 시간 내내 인형탈들이 돌아다니며 어린아이들과 인사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중간중간에 우리 같은 어른들한테 와서 사진 찍자고 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즐거운과 설렘... 이 아침이 현실이 맞는지 자꾸 생각해보기도 했다.
나는 즐겁고 행복하면 이게 사실이 맞는지 자꾸 의심한다.
지금, 여기, 집중하기... 행복한 감정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좋은 기분을 온전히 느껴보기...
조식을 다 먹고 친구들과 버기를 부르지 않고 걸어서 숙소에 가보기로 했다.
(로비 갈 때 항상 버기 불렀는데 걸어서 가보니 생각보다 멀지 않아서 놀랐음...)
메인풀에 있는 간단한 칵테일바를 지나갔다.
오전이라 직원이 없었다.
나는 여행 오면 술을 좀 마실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행 일정이 거의 대통령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체력관리 한다고 많이 못 마셨다...ㅋㅋ
여기가 메인풀이다.
오후 되면 버블놀이도 하고 엄청나게 큰 스피커로 음악도 다양하게(EDM부터 라운지까지) 틀어준다.
리조트 안에 걸어 다니는 곳마다 예쁜 나무와 꽃이 가득해 온 풍경이 아름답다.
내년 3월엔 꼭 부모님과 시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오고 싶은 곳...
저 아래쪽엔 해변이 있는데 나무들 사이로 살짝 보인다.
예쁘다...
햇살이 강렬하고 덥기 때문에 걸어 다니는 사람은 보통 없다.
이 길로는 보통 버기가 다닌다.
저 멀리 모벤픽 호텔동이 보인다.
풀빌라가 아니고 호텔동이어도 메인풀이나 다른 부대시설을 다 이용할 수 있다.
호텔도 나중에 혼자 오면 이용해보고 싶다.
티비로도 여러 가지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이름 뜨는 거 너무 신기방기... 너무 좋다...
그런데 갑자기 인터넷이 아예 끊기는 바람에 와이파이도 연결이 안 되고 숙소 내에 있는 전화도 안되고 티비도 안 켜져서 우왕좌왕하다 호텔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엔지니어를 부른 후 문제가 해결됐다.
그리고 준비하는 동안에 까만 집게벌레(?)같은 곤충에 발가락을 물려서 여기서 죽나 싶었다...
친구들한테 나 벌레한테 공격당했다고 했는데 뒤집어져 꼼짝도 안 하는 벌레를 보곤 친구들이 네가 벌레를 공격한 게 아니냐고 했다... 너무 웃겼다...ㅋㅋ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뒤로 하고... 이 예쁜 풍경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부랴부랴 다시 나왔다.
키가 큰 야자나무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시원하게 부는 바람, 강렬한 햇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곳을 걷기만 해도 행복했다.
모벤픽 해변은 모래가 곱고 바닷물이 맑았다.
해변에서 사진 찍으며 놀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가 점심 배달을 주문했다.
한 시간 정도 걸린다기에 우리는 수영복을 갈아입고 메인풀 구경하러 갔다.
그런데 메인풀에 도착해서 발 좀 담가볼까? 하는 시간에 음식이 게이트에 도착했다고 해서 우리는 헐레벌떡 나와 나는 로비에서 대기, 두 친구는 버기를 불러 방으로 가서 돈을 들고 왔다.
당시에는 위급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지나고 보니 너무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다. 우리 너무 웃겼다...ㅋㅋ
TIP. 외부 사람은 아예 리조트에 출입 금지라 외부 식당에서 배달을 시키려면 게이트로 가지러 가야 한다. (로비가 아니라 게이트임!!)
하이싼 몽므억(Hải Sản Mộng Ước)
음식이 무사히 도착했다기에 로비에서 걸어서 숙소로 왔다.
시내 해산물 맛집이라는 몽므억 씨푸드(Hải Sản Mộng Ước - RESTAURANT SEAFOOD MONG UOC)에서 구글 채팅으로 주문했다.
총알 오징어랑 맛조개 그리고 모닝글로리를 시켰다.
전부 다 맛있었다...
서비스로 그린망고와 소금 같은 짭짤한 가루를 주는데 베트남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일하는 나에겐 익숙한 음식이었지만 친구들은 이게 뭔지 잘 몰랐다.
그러고 보니 베트남은 나에게 먼 나라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점심도 맛있게 먹고 수영복 입은 김에 우리 풀에 잠시 발도 담가봤다.
모벤픽 리조트 마사지샵(Serenity Spa)에서 마사지받기
모벤픽(Movenpick) 리조트 안에는 세레니티 스파(Serenity Spa)라는 마사지샵이 있어서 편하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시내에 많은 어둠의 다크다크한 마사지샵들과는 다르게 밝고 화사한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어두운 것과 좁은 곳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입장하면 따뜻한 차와 설문지 같은 걸 준다.
내 몸 상태에 대해 마사지사가 알 수 있게 체크해 주는 거다.
설문지를 다 적으면 내 담당 마사지사와 마사지샵 로비를 나와 어디로 이동하게 된다.
마시자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작은 건물로 들어가는데 그 안에 들어가면
오마이갓 여긴 1인 1실이다...
햇살이 잘 들어오고 밝고 시원하고 좋은 아로마 향기가 가득했다.
내가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황송한 마음으로 마사지를 받았다.
나는 Balance를 선택해서 중간중간엔 도수치료 같은 느낌도 들었다.
확실한 것은 어제 시내에서 받았던 마사지랑은 차원이 다른 마사지였다는 것.
온몸이 시원해지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분위기는 얼마나 편했는지 방귀가 나와가지고... 갑자기 힘이 풀려서 방구가 나와버렸다...ㅠㅠ
마사지를 다 받고 나오면 시원한 티 한잔을 준다.
무슨 맛이었더라..? 벌써 잊었다.
여행 중간중간에 꼭 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
마사지를 다 받으면 서비스가 어땠는지 설문조사하는 질문지를 주는데
방구 뀌어서 죄송하다고 적으니 꺄르르 웃으셨다.
친구들도 나도 직원분들도 모두 즐거웠던 마사지 타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일정을 향해 출발한다.
우리는 얼리체크인(Early Check-in)과 레이트체크아웃(Late Check-out)을 했는데
원래 계획했던 일정과는 다르게 꽉꽉 채워서 놀게 되었다.
나는 어떻게 숙박시설에 60만 원을 태우냐... 생각했던 사람인데 그 돈이 정말 아깝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히 놀았다.
친구들한테 와 여기 진짜 재밌다.. 최고다.. 했더니 친구들이 '그만큼 돈 쓰는데 재미없을 수가 있냐'라고 했다.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날 이후로 나는 여행의 재미와 돈 쓰는 재미를 알아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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