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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이동 송리단길 맛집: 별미곱창, volt32, 라라브레드

by 앤데이지 2020.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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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에서 펫서울2019 관람을 마치고 잠실로 향했다. 내 10대의 마지막을 대부분 잠실에서 보냈는데 10년 동안 나의 곁을 지켜준 고마운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코엑스에서 잠실로

삼성역에서 버스를 탔다. 예전에는 버스 타는 것이 너무 복잡하고 헷갈려서 버스를 타는 것을 꺼렸지만 요즘에는 카카오맵이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망설일 것이 1도 없다. 오랜만에 잠실이라고 적힌 도로표지판을 보니 설렜다.

 

등 푸른 고등어

여긴 내가 치과 다니던 곳인데 집에서 그리 멀지않아 석촌호수를 가로질러 걸어 다녔다. 내가 사는 집은 좋은 집이 아니어서 항상 이 근처에 세워진 높은 아파트를 보며 나도 어른이 되어 돈을 많이 벌면 자연스레 여기로 이사올 수 있을 줄 알았다.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신천역 근처 아파트 1평 사는 것조차 나에게 불가능이더라.

 

제일 비싼 고등어

10년 전에는 저 등 푸른 고등어 같은 롯데월드타워가 없었다. 익숙한 뷰에 저런 거대한 건물이 세워지다니 낯설어졌다. 송파구가 아니라 롯데구라고 농담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정말 롯데구가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hotel 2.4

내가 이 근처 올 때마다 친구가 항상 방을 잡아준다. 저번에는 마포에서 1박 했는데 매번 정말 고맙고 감동이다. 피곤한 친구를 위해 이렇게 묵을 곳을 선물해주는 천사 친구 다들 있는가. 참 감사하게도 내겐 이 친구가 있다. 이 친구에게는 무엇을 해줘도 아깝지가 않다. 최근에는 내 선물이 부담스러웠는지 친구가 거절했다. 치킨이고 이 친구가 나에게 해준 것에 비하면 비싼 선물도 아니었는데 거절을 해서 조금 속상했지만 지금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 선물을 철회하고 나중에 줄 거대한 선물을 계획하고 있다. 1월에도 나에게 책을 선물해준 천사 친구.. 선물디톡스를 한다고 해서 책 선물에 대한 답례를 못 하고 있지만 다음에 만나면 내가 다 살 거다! 선물도 많이 해줘야지.

 


별미곱창

이번 만남은 방이동 맛집거리 탐방이었다. 일단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 고민할 것도 없이 곱창집으로 갔다. 치덕이(치킨을 좋아하는 친구별명이다)와 곱창을 먹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치덕이가 맛있는 곱창집 있다고 해서 따라갔다. 소곱창을 시켰다. 곱창집 근처에서부터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곱창 생각이 안 나도 근처에 와서 냄새 맡으면 저절로 발걸음이 별미곱창으로 향하게 되는 그런 냄새다.

 

별미곱창

부추가 낭낭하게 올라가 있다. 곱창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여기 간장소스도 아주 맛있었다. JMT.

 

사랑해 곱창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친구가 되었는데 미국에 유학 갔다가 우리 반으로 전학을 오게 된 친구였다. 누가 밥 먹자고 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친구가 되었다. 지금은 둘도 없는 나의 소중한 친구가 되었당. 후후.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흘러 곱창에 소주 한잔이 생각나는 나이가 된 우리는 소주를 한 병 시켜서 사이좋게 나눠마셨다. 나는 치덕이가 술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 못 해봤는데 소주를 제법 좋아한다. 친구도 좋고 곱창 맛있고 소주도 시원하고~ 다음에도 치덕이와 곱창에 소주 한잔 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만 잠잠해지면 곧 만나러 가야지.

 

사랑해 볶음밥

곱창 다 먹고 밥 안 볶아주면 곱창도 나도 섭섭해진다. 배가 불렀지만 다 들어가질 정도로 맛있었다. 배부르다고 볶음밥 안 먹으면 안 된다. 정말 맛있기 때문이다. 꼭 먹어봐야 한다. 곱창을 시원하게 끝내고 칵테일로 입가심하기 위해 바로 위층에 있는 VOLT32로 올라갔다. 한건물에 곱창과 칵테일이라니 건물 패키지가 야무지다.

 


VOLT32(볼트32)

별미곱창 바로 위다. 우린 귀찮은 거 싫어한다. 칵테일이라 적힌 거 보고 고민 없이 바로 올라가 봤다.

 

칵테일

친구는 피치크러시 나는 블루사파이어(아마도?) 마셨던 것 같다. 달달하니 딱 좋았다. 나처럼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배가 부른 상태에서 입가심으로 칵테일 마실 때도 씹어먹는 거 없으면 허전하다. 칵테일 마시면서 턱관절 운동을 도와줄 고마운 메뉴 하나 선정해보도록 하자.

 

감바스

감바스가 선택되었다. 감바스는 우리 동네에 있는 감바스가 진짜 맛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해보도록 하겠다. 칵테일 한잔과 귀여운 새우들 그리고 오랜만에 친구와 수다 타임. 즐겁고 따숩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 정말이다.

 

할리스커피

나름 과음(?)을 했으니까 할리스커피에서 고급지게 해장을 좀 해야 한다. 나는 딸기치즈할리치노, 친구는 아메리카노 마셨다. 잠실은 도시 중의 도시라 늦게까지 여는 카페가 곳곳에 있다. 좋겠다.

 

비스코프 아이스크림

급격한 노화로 체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숙소로 들어와 숙면을 취해보도록 했다. 치덕이와는 미국에서도 경주에서도 서울에서도 곳곳에서 1박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방귀 뀌는 거, 잘 때 이 가는 거 코고는 거 정도는 부끄럽지 않다. 후후. 들어오는 길에 아쉬워서 비스코프 아이스크림 하나 사 와서 나눠먹었다. 비스코프 스프레드가 진짜 맛있는데... 비스코프로 만드는 건 뭔들 맛없겠나 싶다.

 


라라브레드 (Lala Bread)

라라브레드 입구

브런치를 먹고자 아무 데나 검색해서 찾은 곳이다. 이 문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라라브레드 패스츄리피자를 생각하며 방이동앓이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샐러드와 패스츄리피자

일단 채소 신선하고 다 맛있다. 다 맛있는데 그중에 최고로 맛있는 게 저 패스츄리피자다. 라라브레드를 검색해서 이 포스트를 읽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고민하지 말고 패스츄리피자를 드시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패스츄리피자. 사랑해.

ㅠㅠㅠ보기만 해도 침샘이 아주 난리부르스를 춘다. 나는 어휘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채소가 내 입안에서 어떤 춤을 추고 패스츄리의 고소함과 상큼한 소스가 어떤 조합을 이루는지 글로 설명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그냥 먹어라. 맛있다.

 

샐러드

이건 샐러드다. 채소 좋아하는 편인데 가끔 채소 먹고 싶지 않을 때 예쁜 브런치카페에서 일부러 샐러드를 시킨다. 예쁘게 먹으면 맛있으니까.

 

라라브레드 벽

여기 튜브 잼도 팔던데 다음에 오면 하나 사야지. 벽화를 잘 그려놨다. 패스츄리피자가 생각나는 상큼함이 느껴진다.

 

라라브레드 입구

안녕 라라브레드. 곧 또 올게. 사라지지 말고 기다려야 해, 바로 여기서.

 


롯데월드타워 (Lotte World Tower)

석촌호수

방이동에서 롯데월드타워가려면 석촌호수를 스쳐 지나가야한다. 여기 또... 고등학생 때 나의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살 뺀다고 밤마다 3바퀴 뛰어 다니고 기어 다니고 아주 그냥 난리난리를 부렸다. 돈 많이 벌어서 잠실에 꼭 집 살 거다, 꼭.

 

롯데월드타워

롯데타워에 들어가니 농구 관련한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작년에도 한번 온 적 있었는데 그땐 위층만 잠시 들렀다 간 거라 이쪽을 못 왔었다. 무지 넓다.

 

농구 구경

선수들이 다들 키가 크고 잘생기고 멋있었다. 운동하는 사람 넘 죠아.

 

매일 휴가

친구와 매장들을 돌아다니며 윈도쇼핑을 했다. 그러다가 엄청나게 예쁜 연두색 시스루 원피스도 샀다. 시스루라 속치마가 있어야 해서 지하에 가서 속치마도 하나 샀다. 더 이상 윈도쇼핑이 아니게 됐다. 하지만 돈 쓰는 건 짜릿해, 즐거워, 행복해!

 

palazzo

돌아다니면 당이 떨어지니까 충전해야 한다. 팔라쪼(이렇게 읽는 거 맞나) 젤라또 한 그릇 나눠 먹었다.

 

Godiva

롯데구 롯데타워는 매우 넓어서 돌아다닐 때 당이 계속 떨어지니 한 번 더 충전해줘야 한다. 이번엔 고디바 아이스크림으로.

 

롯데월드 지하상가

여긴 롯데월드 근처에 있는 상점인데 10년 전에 여기서 길리안 초콜릿을 할인해서 판매했었다. 용돈 아끼고 아껴서 3박스씩 사 와서 먹고 그랬다. 애썼던 나의 어린 시절 추억을 한가득 안고 있는 장소들을 십년지기 친구와 돌아다닌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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