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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LA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최씨도 함께 하는 여행이었는데 우리가 묵을 숙소는 따로 방이 없는 복층이라고 해서 난 화장실이 하나인 줄 알았다. 그래서 다 같이 나눠 쓸 요량으로 바디타월, 폼클렌징, 바디워시, 샴푸와 트리트먼트 모두 하나만 들고 갔는데 도착해서 보니 화장실이 두개 였고 자연스럽게 1층은 최씨용으로 2층은 우리 가족이 쓰는 용으로 나눠지게 되었다.
그날은 최씨가 먼저 씻는다고 해서 그가 먼저 바디타월을 들고 들어갔다. 난 다시 1층으로 내려가는 게 귀찮아서 타월로 안씻고 그냥 손으로 거품만 내서 몸을 대충 씻었다. 며칠이 지나도록 우리 가족이 아무 말도 안하길래 다들 그냥 그렇게 타월 없이 잘 씻고 있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한테 그냥 세안하지말고 곤약클렌징 퍼프를 써보라고 화장실에 걸려있던 걸 보여드렸는데
"아니, 이거 샤워할 때 쓰는 거 아니가?"
하시는 게 아닌가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엄마는 이 조그마한 제품을 몸 닦는 것에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니 이렇게 조그마한걸로ㅋㅋㅋㅋㅋ거품도 잘 안날텐데ㅋㅋㅋㅋ그날 엄마도 나도 많이 웃었다. 그날 저녁에는 한아름 마트에 가서 바디용 타월을 샀고 그 날 모두가 편안히 샤워를 했다는 이야기.
여행 다녀온지 두달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그 추억이 소중해 다 말라버린 퍼프를 버리지 못하고 이렇게 걸어놨다. 이것만 보면 웃음이 난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2016. 9. 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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