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이다. 30년 동안 평일에 쉬어본 적 없이 일했다.
세월이 흘러 흘러 여기저기 돌아봐야겠다고 결심하셨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지 어언 몇 년째.
이번에 드디어 큰마음먹고 평일에 가족 나들이를 가게 되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삼성궁.
솔직히 삼성궁이 어딘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국내여행에 큰 관심이 없는 탓이다.
검색해보니 이곳이 그 유명한 청학동에 있다 하더라.
가을에 풍경이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오랜만에 설레었다. 나이가 드니 자연경관이 자주 보고 싶어 진다.ㅎ
일단 출발해보도록 하자.
하동 여행,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의 가을
우리 가족은 먼 길을 떠날 때, 여행을 떠날 때 늘 차에 먹을거리를 잔뜩 싣고 간다.
오늘은 너다 치즈불닭김밥. 사랑한다.
동생님은 부리또 같은 거 먹고 주무신다. 이 친구는 차만 타면 잔다. 코도 골면서 푹 잔다. 신기해.
주차장에서 내리면 거대 거위를 만나볼 수 있다. 위엄이 상당하다.
삼성궁이 어떤 곳이냐 하면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배달겨레의 성전이다.
여러분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그렇다, 배달의 민족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문화를 되찾아 홍익인간 세계를 이루자며 무예와 가, 무, 악을 수련하고자 만든 이들의 터전을 한번 둘러보도록 하자.
입구부터 포스가 어마어마하다. 어떻게 이렇게 나무를 잘 깎아 만들었을까.
이 뒤로 보이는 곱게 물든 산이 초장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거대한 거위. 이렇게 보니 백조인 것 같기도 하다. 오리인가..?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미니 폭포(?) 혹은 계곡이 나온다.
가족사진을 예쁘게 한방 찍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이 날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시원한 온도.
폰으로 찍었지만 날이 시원해서 깨끗하게 잘 찍혔다.
미니폭포(?)가 시원하게 쏟아지고 있다.
신령스러운 길 검달길이다.
검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묘신지문이라고 하는 토신의 문이 나온다.
돌 주변으로 내려앉은 낙엽들이 정겹고도 쓸쓸하다.
크... 내가 봐도 잘 찍었다. 알록달록하니 보기 좋다.
계곡을 따라 계속 걷는다.
가을이라 붉게 물든 나무들 보는 재미도 좋지만 맑게 고인 연못이나 웅덩이를 따라 걷는 재미도 상당하다.
얇고 예쁜 돌다리가 있다. 여긴 안 건넜다.
살이 많이 쪄서 내가 저길 올라갔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뭔 말인지 모르겠다.
초등학생 때 배웠던 장원한자(나름 레벨이 높았다) 짬이 무색할 정도로 한자를 잊고 말았다.
영혼이 머무는 곳으로 제단의 신주를 모시는 방.
여기 약간 작은 돌담이 작은 공간을 둘러싸고 있던 곳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약간 서늘했다.
돌에 용이 새겨져 있다.
인물사진 찍기 딱 좋은 곳이었다.
여름에 이곳에서 물장구를 치며 노는 사람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풍경이 참 예뻤다.
이 연못(?)을 지나 계속 걷다 보면 짧은 돌 터널이 나온다.
바로 여기다. 여길 지나가야 한다.
?
천장에 상형문자 같은 것과 그림이 있다.
ㅎ
너무 적나라한 거 아닌가 싶다.ㅎㅎ
돌 사이에서 자라는 미니 소나무(?).
나는 식물 잘 모른다. 이 녀석의 이름을 아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참 예쁘네요.
이곳이 약간 포토존(?) 같은 곳인데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 들 정도로 원시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여기가 마음에 들어서 10분 정도 사진 찍으며 머물렀다.
인스타 스토리에 올려야 되니깐 세로로도 찍어본다.
주변에 이런 나무로 깎아 만든 조형물들도 있다.
왠지 모르게 아늑하고 그윽한 기분이 드는 새다.
대표 사진 이걸로 할까 호수가 나오는 사진으로 할까 고민 많이 했다.
이왕이면 호수도 다 나오는 사진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호수가 나온 사진으로 정했다.
이 사진도 자랑하고 싶은뎅. 대표 사진은 왜 하나밖에 안되는고얌.
이것도 인스타 스토리 해야 하니까 세로 샷.
다른 각도에서 찍은 호수와 나무.
충분히 눈에 담아뒀으니 다시 걸어보도록 하자.
평온한 모습의 표정이 새겨진 돌이다. 내 두상이랑 비슷하다.
이건 내 앞모습이랑 비슷하다.
농담하는 게 아니다. 내가 진짜 이렇게 생겼다. 신기했다.
아 대표 사진 이걸로 할까... 고민이다. 아니다, 여성 대장부로서 처음의 선택을 끝까지 밀고 가겠다.
앞으로 예쁜 사진이 나와도 흔들리지 않으리....
인스타 스토리용 버티컬 샷 찰칵.
위로 걸어오면 돌담 사이사이에 표정을 새긴 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약간 전장에 걸어놓은 적들의 머리(?) 느낌이 들어서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건 옆모습. 코가 크다.
우리 가족 중 한 명을 닮았다. 신기할 정도로.
그리고 이건 내 전남친 닮았네^^*
반가운 얼굴들을 여기서 다 본다.
아 대표 사진 이걸로 바꿔야지.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인스타 스토리용 세로 샷이다.
햇빛이 카메라에 비쳐서 예쁜 곡선의 빛이 찍혔다.
컵케익 꼭대기의 체리 같다. 드넓은 동산의 포인트 같은 느낌이랄까.
이 나무들을 뭐라고 불렀는데 그게 뭔지 기억이 안 난다... 정승(?) 아닌데... 뭐더라ㅠㅠㅠㅠ
일만 하면 할수록 한국 국민으로서의 전통을 잊게 되고 관심이 사라지게 된다. 아아. 안돼..
무튼 이 조형물이 나오는 순간부터는 약간 다른 느낌의 삼성궁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챕터 2 같은, 시즌2 같은 느낌.
실제로 보면 더 예쁜데 그 느낌과 색깔이 카메라에 다 안 담아진다.
내 눈으로 봤던 그 기억을 최대한 살려 보정을 해봤다.
이 풍경이 마음에 들었었나 보다. 이 풍경만 여러 장 찍었었다.
한국 전통 건축물 사랑해.
이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된다.
걷다 보면 배달길이라고 적혀있는 푯말을 마주하게 된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대로 걸어가면 된다.
한 템포 쉬었다가 나머지 볼거리들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다시 봐도 아름답고나 삼성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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