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숙소 문 밖에서 누르는 벨소리에 잠에서 깼다.
내 친구들은 이미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시내 구경을 다녀온 상태였다.
나는 역시 소시민이 적성인가 보다. 이 험난한 대통령 스케줄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어쨌거나 지금이라도 일어나 친구들과 함께 조식을 먹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며 조식을 먹으러 출발.
레갈리아 골드에서는 처음으로 조식을 먹어본다.
메뉴는 당연하겠지만 모벤픽보다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내용은 굉장히 알차다.
너무 졸립고 정신이 없어서 호박죽과 요거트를 먹고 있으니 친구들이 나의 퉁퉁 부은 얼굴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도 부을 때가 있다구... 친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붓기제거에 효과적인 호박죽을 한 그릇 더 먹었다.
조식을 먹으니 정신이 돌아왔다. 열심히 화장을 하고, 담시장에서 산 노란 원피스를 입고, 그랩을 이용하여 빈원더스에 도착. 화장하면서 친구들이 밖에서 사 온 800원짜리 베트남 커피를 마셨는데 너무 맛있었다...★
빈원더스(VinWonders Nha Trang)
City, Dao, Nha Trang - Hòn Tre, Nha Trang, Khánh Hòa 650000 베트남
빈원더스(구 빈펄랜드: Vinpearl Land)까지 그랩을 이용했는데 기사님이 공항갈때도 본인 택시를 이용하라며 카톡 친구를 신청했다.
저렴한 가격에 수락했는데 가격보다는 이 기사님의 친절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영업능력에 매우 반해버렸다.
여유롭고 편안한 영업 태도... 배워야한다.
빈원더스(VinWonders)는 섬이다. 배 타고 들어가야 한다.
친구가 미리 예약해 둔 표를 찾아서 부랴부랴 배 타러 출발.
햇살 때문에 내 얼굴은 푹 쪄지고 있었지만 날씨가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니 정말 좋았다.
배에서 내린 후 사람들 따라 들어가는 중.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내 디카(소니zv-1)가 힘을 내고 있는 중이다.
우리한테 짐이 많았기 때문에 워터파크에 짐을 맡겨놓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내 친구들은 진짜 천재다...
표지판을 한 번 보고.
인스타 인증샷으로 유명한 스팟인 홍학이 있는 킹스가든(King's Garden)으로 출발.
표지판이 곳곳에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여러 번 타고 올라오면 킹스가든이 나온다.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빈원더스 인스타그램 포토존이다.
홍학이 아주 많았다.
사람들 구경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본격적으로 동물원을 탐방하기 위해 곧 출발했다.
많이 더워서 그런지 동물들이 대부분 힘이 없었는데 기린만은 그렇지 않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관광객들에게 얼굴을 들이밀어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다.
디즈니 사파리월드 이후로 동물원에 안 간 지 정말 오래됐는데 오랜만에 기린을 직접 보니까 너무 신기했다.
아... 기린이 제일 활발한 게 아니었다.
원숭이들이 여기저기 나무를 타고 다니며 진기명기를 보여줬는데 밍룡이가 제일 좋아했다.
킹스가든 중간에는 이렇게 호수가 크게 있다.
왜 동물원 이름이 왕의 정원(King's Garden)인지 알 것 같았다.
중동의 유명하고 화려한 석유 재벌이 동물원을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까.
동물만 있는 게 아니라 주변에 장식품 같은 거도 있고 식물이나 꽃이나 연못 조성도 잘해놓아서 잘 가꾸어진 부잣집 정원 같았다.
아마도 코뿔소...?
더워서 그늘 밑에 모여있다.
아마도 사자...?
아마도 백호...?
이 녀석은 아무래도 낙타 같다.
사막에서 사는 동물이라고 들었는데 베트남 더위에 지쳐있는 모습이다.
중간중간에 연못이 있어서 풍경이 마냥 덥지만은 않다. 나는 덥지만....ㅎ...
제일 시원해 보이는 하마.
우리 옆에서 서양 외국인들이 하마들 가까이에 다가가 이리 오라고 소리를 질러대서 시끄러운지 하마가 곧 물속으로 숨어버렸다.
배를 뒤집어 깐 곰.
정말 무서운 동물인데 귀엽게 생겼단말이지.
호랑이는 어떠한 요구 사항이 있는지 아니면 서러운지 울고 있었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 수족관을 보러 이동.
아참 이동하기 전에... 목이 너무 타서 물부터 샀다.
TIP. 빈원더스에 음식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지만 들어가자마자 물부터 사기... 정말 너무 덥고 땀이 엄청나게 난다...
12시간 물 안 마셔도 크게 타격 없는 나도 '물...물...'을 외치게 만든 곳...
어딜 지나다닐 때마다 워터파크 입구가 보인다.
어딜 가도 보이는 예쁜 관람차.
수족관 도착.
안녕하세요(Xin Chao)라고 적힌 발매트가 우릴 반겨준다.
들어가자마자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보인다.
여기는 수족관 중앙이다.
이건 약간 색감이 우리 동네에 있는 횟집 수족관 찍은 것처럼 나왔다.
정말 무서운 심해어 같은 물고기들도 있다.
실제로 보면 완전 크고 무서움...
빠르게 수족관을 둘러본 뒤 점심을 먹기 위해 바쁘게 나왔다.
역시 나는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이 좋아.
킹스가든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갔다.
에어컨은 없지만 그늘 때문에 시원해 보이는 곳이었다.
부랴부랴 주문을 하고 앉았다.
미리 티켓을 예약하고 와서인지 모르겠는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세 개나 준다.
그걸로 완전 저렴하게 결제했다,라고 친구들이 얘기해 줬다.
코코넛이 있길래 코코넛처돌이인 나는 고민도 안 하고 선택했다.
코코넛 옆을 깎아서 빈원더스 로고를 도장처럼 찍어놨다.
코코넛은 무척 맛있었고 숟가락으로 안에 과육을 파먹을 수도 있었다. 최고.
왼쪽은 수박주스 오른쪽은 무슨 차(TEA)인데 미국의 Sweet Tea에 대추, 그리고 건강에 좋은 이것저것이 다 들어간 듯한 맛이 나는 음료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너무 별로였지만 코코넛을 싫어하는 친구가 맛있다고 했다.
다른 점이 많지만... 그래도 우린 투다리 돼지껍질 탕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자나...?★
어제 콴꼬리엔에서 찾은 입맛을 다시 잃어버린 점심이었다.
그래도 이 땡볕에서 살아남으려면 먹어야 했다.
이게 다 어제 콴꼬리엔에서 존마탱 분짜를 먹은 탓이다...
밥을 다 먹고 기력을 되찾은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중간에 예쁜 주황색 꽃이 있어서 찍어봤다. 이름이 뭘까. 색깔이 딱 다홍색이었다.
여기서 알파인 코스터를 탔는데 왜 사진이 한 장도 없을까...?
알파인코스터 탈 때 직원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유 바비?'라고 해서 '내가 바비 인형처럼 예쁘다는 뜻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배를 가리키면서 '바비?'라고 했다.
내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밍룡이가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아~ 베이비~?'라고 하자 아저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내가 임산부인줄 알았던 것이다.
ㅎㅎ......
밍룡이가 웃겨 죽을라고 했다.
다시는 알파인 코스터를 타지 않을 것이다.
음음이가 겁이 굉장히 많아서 놀이기구를 잘 못 탄다.
놀이기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대담한 척 미니 자이로드롭에 올라탔다.
한껏 움츠린 발들과... 여유로워 보이기 위해 애쓰는 나의 손...
무섭지만... 재미있다구...
내려올 때 원피스 밟고 넘어져서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스트립쇼를 할뻔했다.
열대의 비밀을 간직한 듯한 트로피칼 시크릿(Tropical Secret)은 워터파크다.
여기서는 본격적으로 놀아야 했기 때문에 사진이 몇 장 없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워터슬라이드.
나는 물에 빠질 때 기분이 별로라 별로 안 좋아한다.
계단 올라가는 거 귀찮아서가 절.대. 아니다. ㅎㅎ..
스릴을 즐기는 친화력 만렙 밍룡이는 처음 보는 외국인과 팀을 짜서 워터 슬라이드를 타러 갔고
나와 음음이는 얌전히 유수풀을 즐기기로 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임산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나의 듬직한 자태.
이런 내게 예쁘다 해주는 나의 자존감지킴이 친구들... ♥우리♥우정♥영원하자♥
빈원랜드 전용 해변에서 짭짤한 물놀이도 가능하다.
하지만 모래와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오래 있지 못할 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빠진 나는 친구가 파도풀에서 파도 타는 것을 구경하며 주변을 천천히 구경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놀고 있었다.
오늘이 냐짱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니 믿기지 않아... 해외여행 재밌네.. 좋네...
곧 마감시간이 되어서 우리는 대충 후다닥 씻고 나와서 남은 바우처를 쓰기 위해 크레페와 젤라또를 파는 식당에 들어왔다.
바우처를 야무지게 써보자구~ 라고 했지만...
이곳이 거의 출입구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미처 바우처를 다 쓰지 못한 사람들이 여기로 다 몰려들어서 줄이 엄청 길어졌다.
젤라또를 먹으며 우리가 주문한 크레페들을 얌전히 기다렸지만 15분이 지나도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
배 타는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은 시간에 확인하러 가보니 그때서야 우리 크레페를 구우려고 시작하는 것(이제...?)을 보고 바로 주문을 취소했다.
배를 놓치면 30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 선착장으로 갔다.
밍룡이는 타타쇼를 못 봐서 굉장히 아쉬워했다.
우리 타타쇼 보러 내년 겨울에 또 나트랑 ㄱ?
석양을 바라보며 배 탑승 완료.
배는 10분도 안 가는데 나와보니 해가 다 져있었다.
우리는 그랩을 잡았는데 바로 앞에서 기사님이 손 흔들고 있어서 놀랐다.
여기서 나가는 손님들을 태우러 대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시내에 도착한 우리는 어느 식당을 갈까 하다가 밍룡이의 '여기 어때?'로 아무 데나 들어갔다.
콴M&K(Quán M&K)
7 Nguyễn Thị Minh Khai, Lộc Thọ, Nha Trang, Khánh Hòa 650000 베트남
내 친구들에게 맛집 탐지기가 탑재되어 있는지 앉아서 둘러본 가게엔 대박맛집의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리얼 현지인 밖에 없다.
가게 내부엔 테이블이 5-6개 정도 있어서 좁다고 생각했지만 회전율이 빠른 느낌이었다.
메뉴판.
베트남어와 영어와 러시아어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식당에 기본적으로 비치되어 있는 양념들.
다른 가게들에 비해 가짓수가 많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들.
쌀국수, 스프링롤, 삶은 오징어, 구운 새우.
농담 안 하고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밍룡이가 튀긴 오징어 먹고 싶어 했는데 그게 품절이라 아쉬웠다.
내 친구들 J라서 계획되지 않은 것은 안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상당히 즉흥적인 친구들이었다.
17년 우정의 새로운 발견...★
예상치도 못한 맛집이었을 때 다들 눈 동그랗게 뜨고 '대박, 존맛, 미친, 맥주ㄱㄱ'라고 말할 때 너무 재밌었다.
무아 루아 친(mùa lúa chín)
85 c, Tô Hiến Thành, Tân Lập, Nha Trang, Khánh Hòa 650000 베트남
머드 스파 하러 가려고 했는데 영업 마감해서 아쉽게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놓치지 않을 거예요 반쎄오 맛집.
어제 밍룡이가 사려다가 마감해서 못 산 반쎄오 포장해 왔다.
이제 곧 공항에 가야 했기 때문에 짐을 싸야 하는데 내 친구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후다닥 짐을 싸고 발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녹초가 된 나는 도저히 움직일 자신이 없어서 숙소에 남아 천천히 짐을 싸면서 반쎄오를 먹었다.
느끼해서 채소에 쌈 싸서 먹고 있었는데 발마사지를 다 받고 온 친구가 채소 사이에 숨은 느억맘을 꺼내서 내게 보여줬다.
아아... 느억맘 없이 반쎄오를 먹고 있었다니.
채소를 싫어한 벌을 받은 기분이었다.
나는 올 때 수하물 없이 왔는데 짐이 많아져서 얄짤없는 비엣젯에 혼날까 봐 비엣젯 홈페이지에서 20kg 수하물 추가를 5만 동(한화 25,000원)에 트래블월렛으로 결제했다.
비엣젯에서 트래블 월렛을 이용해 동으로 결제하니 다른 사이트에서 결제하는 것보다 저렴했다.
공항 가는 택시를 탈 때 밍룡이가 동 계산을 잘못해서 돈이 부족한 줄 알았다.
나도 옆에 계속 있으면서 밍룡이가 계산 잘못하고 있는 거 모르고 내가 ATM 출금하려고 트래블월렛에 10만 원이나 충전했다.
대환장 파티 하고 있을 때 계속 '우리가 돈이 부족할 리가 없는데?'라며 의문을 가지던 음음이가 결국 우리가 잘못 계산하고 있다는 걸 알려줘서 살았다.
밍룡이와 나... 우린 정말 ♥환장의 콤비♥
밍룡이가 이번 여행에서 총무였는데 정말 고생많이했다...!
우리 밍룡이...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이어폰과 트래블월렛을 분실하였지만 지금은 보쓰(Boss) 헤드폰의 오너가 되어 즐거운 음악감상을 하고 있다.
♥다음 여행에서도 부탁해 총무...!♥
비행기를 타기 위한 모든 수속을 마치고 우린 다시 접선했다.
굉장히 비싼 고급 반미를 마지막으로 각자 비행기를 탔다.
베트남에서 우린 분명 모두 이뻤는데 한국 갈 때 되니 갑자기 못생겨졌다.
이것이 바로 여행 매직...?★
애플워치에 곧 한국이라고 뜰 게 아쉬워서 착륙 전 한 번 찍어봤다.
예상치도 못한 재미와 기대이상의 감동을 준 나트랑 여행.
쓰리조네스와 함께여서 더 의미 있었던 친구들과의 첫 해외여행.
여행은 피곤해도 즐거운 것이라는 걸 처음 알게 해 준 소중한 여행기를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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