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에 엄마와 동생과 함께 방문했던 모루식당.
여기는 내 짝꿍이 좋아하는 일본식 카레집이다. 풋풋한 연애 초기에 이곳을 방문해서 가끔 오뚜기 3분 카레가 지겨울 때 먹으러 갔다. 나와 짝꿍만 알기 아까운 맛이라서 엄마와 동생에게 존마탱 카레를 경험시켜주겠다며 당당하게 두 분을 모시고 왔었다.
따뜻한 카레집 조명. 나는 이런 노란 전구를 좋아한다. 약간 미쿡느낌 나면서 향수를 자극한달까.
원래는 반반카레를 먹는데 이 날은 늦은 저녁에 가서 반반카레 품절이라 먹지 못했다. 다음에 꼭 반반카레 먹으러 오자고 다짐했지만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에휴.
이 집은 작지만 복층인데 복층이 천장도 낮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아서 앉아있으면 정말 포근하다. 만약 내가 이 건물 주인이었다면 2층은 그냥 내 아지트로 만들어서 하루 종일 만화 보고 누워서 뒹굴뒹굴하면서 따뜻한 밀크티 한 잔 했을 것 같다.
치킨카레. 내 동생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이렇게 예쁜 공간에 가면 무조건 사진 찍어달라고 한다. 반면에 나는 동생에 비해 뚱뚱하고 뚱뚱해지면서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한 부담감 같은 게 생겼는데 그래서 그런지 동생이 사진 찍어달라고 할 때마다 가끔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사진 찍어주는 행위가 힘들거나 불편한 게 아닌데 나의 못된 마음이 자꾸 짜증을 낸다. 해결책은 하나다. 나도 살을 빼고 예뻐져서 동생과 서로 예쁜 사진을 찍어주는 거다. 나도 예쁜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을 얻고 동생에게도 짜증 내지 않고 내 차례를 기대하며 사진을 찍어줄 수 있겠지. 오늘부터 다이어트다!
이 집이 튀김 맛집이다. 치킨 튀김은 항상 먹는다.
요것은 멜론 소다. 부드럽고 크리미 한 탄산이다. 특이한 거 있으면 꼭 먹어줘야 한다. 맛있었다.
모루식당 근처엔 오브젝트라는 팬시 숍이 있는데 살 거 없어도 이 근처 지나가면 무조건 방문한다. 분명 살 게 없었는데 들어가면 하나씩 사서 나오게 되는 신기한 가게다. 이 날은 동생이 길쭉한 양초를 보며 나를 닮았다고 했다. 무슨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 줄 알고 어떻게 닮았는데? 하고 물어봤더니 '얼굴이^^' 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동그랗고 하얀 양초를 집어 들고 '이건 니 닮았다. 얼굴 면적이^^'라고 정겹게 응대해주었다. 꺄르르꺄르르.
오브젝트 옆에 새로 생긴 팬시 숍이다. 오월상점. 상호가 따숩다.
그대의 날은 항상 봄이길. 안 돼... 난 꽃 알레르기로 죽을 수도 있다.
여기도 예쁜 게 많다. 오브젝트는 모던한 느낌이라면 여기는 뭔가 러블리한 느낌이었다.
스티커... 메모지... 스티키 노트... 다 내가 환장하는 것들이다. 나는 본 투 비 사무직인 인간이다. 문구용품이 너무 좋다. 예쁜 메모지와 볼펜을 하나하나 소비할 때마다 느껴지는 희열감... 적금 만기 때보다도 짜릿하고 늘 새롭다.
이건 길거리 마켓에서 산 브로치. 동생이 엄마에게 선물했다. 동생과 나의 아기자기한 거 좋아하는 갬성은 엄마 유전자인 것 같다. 나도 30이 넘은 이 나이에 아직도 메이플 스토리를 하며 디즈니에 환장한다. 피터팬 증후군인가 싶을 정도다. 나이가 들어서 내가 느끼는 좋은 점은 메이플 스토리에 편한 마음으로 현질을 할 수 있는 돈을 벌게 된 것이다. 다른 장점은 잘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지하철 역에서 음료를 기다리는 동생님. 이 친구도 어느덧 이모라고 불리는 나이가 되었는데 나한테는 아직 아기 같다. ㅎㅎㅎㅎㅎ징그럽게 들리겠지만 그래도 정말 아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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