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신혼여행으로 꽉 채운 2023년 9월의 일상.
데슬이와 늘 즐거운 아침 인사.
아빠 예복 맞춘 거 찾으러 갔다가 시부모님의 페이보릿 닭갈비를 먹으러 갔다.
아빠와 남편이 반찬 셀프 코너에서 이것저것 가져왔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그 투샷이 어색했다.
예의를 중시하고 늘 부모님 먼저 생각하는 남편 덕분에 여태까지 시댁이든 친정이든 모두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 참 감사한 일.
닭갈비 마무리로 볶음밥까지. 완벽★
여기는 율하카페거리에 있는 '말랑'이라는 카페인데 사진에는 없지만 매장 내 어린이들이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 단위로 많이 온다.
우리는 새로 생긴 카페 같길래 들어갔다가 즐겁게 아이들 노는 것도 구경하면서 맛있는 커피도 마셨다.
메뉴도 다양해서 좋다. 특히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있어서 좋고 또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셔서 편안했다.
여름 내내 애기가 좋아했던 자리.
이케아에서 산 의자인데 의자 위에 이것저것 천을 올려놨더니 어느 순간부터 저기만 앉아있는다.
신혼여행 때 쓰려고 남편이 산 귀여운 다람쥐 반지갑.
아이디어스에서 구매했다.
나는 현금을 잘 안써서 카드지갑만 들고 다녔는데 결혼하고 나니 여기저기서 상품권도 받고 또 곧 겨울이라 붕어빵도 사 먹어야 해서 지갑을 아예 이걸로 바꿨다.
너무 귀여움.
귀여운게 최고야.
곧 예식이라 다이어트 중이었는데 어느 날 미쳐가지고 스팸 굽고 비빔면 끓여 먹음.
젠장.
이제 내가 신혼집에 들어와야 해서 본격적으로 집을 꾸미기 시작했는데 속옷정리함이 필요하단 말에 남편이 주문해 줬다.
오른쪽은 내가 입술에 바를 게 없다고 하니 남편이 퇴근길에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웜톤' 틴트들.
남편 없이 못 살아...♥
남편이 예전에 외박을 자주 하는 일을 했는데 그 때문인지 짐을 참 잘 싼다.
우리의 신혼여행 일정이 14박 15일이기 때문에 보름 전부터 부지런히 패킹했다.
물론 나 혼자였다면 절대 했을 리 없는 일... 항상 전날이나 당일에 짐을 싸는 극 P이기 때문에...ㅎㅎ
남편은 극 J라 여행 일정에 맞춰서 세제와 약 그리고 굉장히 사소해 보이는 물건까지 빠트리지 않고 챙겼다. 처음에는 귀찮고 불편하기만 했는데 요즘은 미리미리하는 버릇을 닮아가려고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남편 덕분에 허둥거리지 않고 여행준비를 마쳤는데 여행 중에서도 '아 맞다!' 하면서 버둥거리는 일도 1도 없어서 굉장히 편했기 때문.
반조애에서 웨딩밴드도 수령 완료.
다이소에서 손목시계 쇼핑 중인 남편.
애플워치 잃어버렸던데 저거라도 사줄 걸 그랬다.
결혼식이 코앞인데 명지에서 피자도 먹고
혼인신고 할 때 찍을 커플 도장 주문해 놓은 거 찾으러 갔다가 옆에 있는 유부초밥 집에도 갔다.
존마탱이었으나 과한 다이어트로 위가 많이 줄어 마음껏 못 먹었다.
결혼식 일주일 남겨두고 신부대기실 장식할 꽃 미팅하러 단골 꽃집에 갔다.
이 꽃집 사장님은 나보다 어린데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넘치는 분이다. 볼 때마다 이유 없이 기분이 좋고 몇 마디 대화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얻게 된다.
식중 영상을 만들기 위해 부모님 웨딩 앨범을 펼쳤다.
지금 내 나이보다 10살이나 더 어렸던 부모님. 난 아직도 내가 애(?) 같고 하고 싶은 것도 엄청나게 많은데 어떻게 우리 부모님은 어린 나이에 나를 낳아서 희생으로 키웠을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우리 부모님처럼만 살아도 난 행복할 것이다.
마마님 생신을 맞이하여 점심에 가족 식사를 했다.
카페를 좋아하지 않는 아빠를 끌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로 갔다.
아빠는 카페를 불편해하지만 요즘에는 엄마와 단 둘이서 카페에 가기도 한다. 아빠에게 예쁜 카페에서 음료 한잔을 즐기는 여유가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 보여서 뿌듯하다.
신혼여행 때 들고 가려고 산 오즈모 액션 4.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때다 싶어서 남편에게 오즈모 액션 4를 격하게 어필했다.
개봉기 포스팅을 쓰고 싶었는데 남편이 영상통화로 다 뜯어버리는 바람에 포스팅은 무산되었고... 광인의 눈으로 폰 화면 너머 남편이 개봉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결혼식 3일 전에 드레스 피팅 하는 예비신부를 본 적 있으신가요?
접니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피팅날에 식장으로 갔지만 식장 측의 실수로 메이크업하시는 분이 안 오셨다. 그래서 다시 잡은 날짜가 결혼식 3일 전. 나와 엄마는 난감했지만 어쩔 수 있겠냐는 생각뿐이었지만 남편은 이렇게 일을 진행하시면 곤란하다고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담당자에게 조곤조곤 전했다. 남편은 우리가 시간과 에너지를 써서 왔는데 이렇게 중요한 일을 깜빡하면 되냐고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난 좋은 게 좋은 거지~하는 인간이라 처음엔 남편의 행동에 민망했지만 요즘엔 나도 나에게 잘못하거나 불리한 일을 한 사람들에게 내 상황과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나는 상대방과 불편해질까 봐 대부분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참아가며 살아왔는데 이렇게 하니 부정적인 것이 마음에 남지 않아 좋다.
아참, 그리고 웨딩드레스 피팅 때 시부모님도 오셨다. 별로 어색하지도 않았던 게, 마치 오래전부터 계속 알고 지내온 것처럼 친정과 시댁이 서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던 것 같다.
피티 끝나고 남편은 시부모님과 집으로 가고 나는 엄마와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9월은 유부초밥에 꽂혀있었던 것 같다...
커플 여권지갑도 귀여운 걸로 야심 차게 주문했지만 유럽 가자마자 잃어버림....ㅎㅎ
웨딩 네일도 받으러 갔다.
귀찮은 거 싫기 때문에 그냥 컬러만 했다.
대망의 결혼식 전 날.
내 결혼식 때 동생이 입을 원피스 사주려고 아침부터 부랴부랴 준비.
녹차가 마시고 싶어서 엄마의 차 컬렉션을 보니 예전에 남편이 선물했던 웨딩 그린티가 있어서 마셔봤다.
동생한테는 동생이 제일 좋아하는 카야토스트 만들어줬음.
아웃렛 가서 동생 옷 고르고 내가 좋아하는 폴바셋 아이스크림라떼도 마셨다.
생각해 보니 나에겐 웨딩다이어트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먹을 거 다 먹고 다녔네...★
저녁엔 남편이 시부모님께서 보내주신 과일을 들고 왔다.
우린 예물 예단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엄마가 시댁에 좋은 놋그릇을 꼭 선물해주고 싶다고 해서 예물 아니니 부담 갖지 마시라 보냈는데 이렇게 과일을 보내주셨다.
부모님, 나, 남편, 동생, 동생 남자친구까지 모두 모여 내일 있을 결혼식을 위해 Cheers★
결혼식부터 시작해서 신혼여행까지 정신없이 보름이 흘러갔다. 회사는 동생에게 맡겨놨는데 아마 지금이었다면 15일 동안 신혼여행 가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남편도 지금이었다면 아마 긴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에 타이밍이 있다고 하던데 내겐 이 결혼이 딱 맞는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
신혼여행을 다녀오니 추석이었다.
친정에 오면 쉴 줄 알았는데 온 가족이 갑자기 삘 받았는지 셀프인테리어한다고 난장판 그 자체였다ㅋㅋ
동생 주도하에 모두 움직였는데 동생이 워낙 부지런해서 이틀 동안 계속 짐 옮기고 정리하느라 바빴다.
내 방은 부모님의 공부방으로 변신했는데 드디어 우리 부모님에게도 이런 방이 생기다니 괜히 내가 다 행복했다. 여태 늘 거실에서 책 읽거나 침대 위에 작은 접이식 책상을 두고 몇십 년을 살았는데 이제는 문서를 보거나 일을 할 때 방에 가서 하신다고 한다. 늘 집에 가면 이 방에서 일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라떼는(?) 전자사전도 없어서 책 영한사전으로 공부했는데... 지금이 얼마나 공부하기 편한 세상인지 요즘애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히히히.
추석 전날에 친정에서 회 파티를 했다.
그리고 추석 당일에는 시댁 문중에 갔다가 남편 친가 쪽 친척들과 카페에서 뒤풀이를 했다.
추석 때 가족들이 카페에서 모이는 건 처음 봤지만 그래도 맛있는 것도 먹고 예쁜 것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친가 쪽 친척들과 인사가 끝나고 2차로 외가 쪽 대빵인 외삼촌을 만나러 갔다.
포르쉐 타는 멋쟁이 외삼촌 가족은 추석이지만 운영하는 카페 일을 보고 계셨다.
나도 딱 저만큼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봐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앞으로는 익숙해질 거라 생각하며...
9월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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